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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누구에게서 배우는 걸까?학생에게 필요한 건, 부모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
2019-09-02

 

삶은 누구에게서 배우는 걸까?

학생에게 필요한 건, 부모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

 

 

여름방학이다. 방학 기간에는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진다. 즐거운 일이지만, 갈등도 많아질 수 있는 시기다. 학교가 맡아 주던 학생들의 많은 시간이 온전히 부모의 책임 아래 놓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방학, 부모의 몫으로 돌아오는 학생들의 삶의 방식

 

‘황혼 이혼’이란 말이 있다. 자식을 모두 출가시킨 부부가 노년에 이혼을 하는 경우를 뜻한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재미있는 해석이 있다. 신혼 초 각자의 인생을 살았던 부부가 겪었던 갈등이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음을 다시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녀를 키우며 공통의 목적을 가졌던 부부에게 목적이 사라지자, 다시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재발견한 셈이다. 방학도 비슷한 점이 있다. 학교에 위탁되어 있던 학생들의 삶의 방식이 3주에서 4주간 다시 부모의 몫이 된다. 우리는 우리의 자녀를 언제까지 통제할 수 있으며, 언제까지 통제하여야 하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은 주변인, 특히 가족의 영향을 많이 받아…

 

학생의 인성, 즉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라는 문제는 언제나 필자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다. 어릴 적 인기 있는 외화였던 ‘맥가이버’에선 인생의 교훈을 ‘할아버지’에게 배웠으며, ‘스파이더맨’은 ‘삼촌’에게 삶의 자세를 배웠다. 삶의 태도는 주변인의 영향을 받는다. 필자에게도 비슷한 일화가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아버지의 말씀으로 ‘두 사람이 이익을 다투면 네가 하나를 양보해라.’라는 말이다. 다른 한 가지는 돌아가신 할머니의 말씀으로 ‘자기 팔은 자기가 흔들고 남의 팔은 남이 흔든다.’는 말이다.

 

첫 번째, 하나의 양보는 실험경제학에서 말하는 ‘최후 통첩 게임’의 결과와 비슷한 맥락이다. 만원을 한 사람에게 주고 다른 사람에게 나눠줄 때 어떤 비율이나 단위로 나눌 것인지 결정하고 상대방이 수락하게 되면 돈을 가지게 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첫 번째 사람이 9천원과 1천원으로 나눠줘도 두 번째 사람은 1천원의 수익이 생기기 때문에 이성적으로는 어떤 조건이라도 받아들이는 것이 이익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 번째 사람의 몫으로 40~50%는 제안을 수용하지만 그 이상으로 넘어갈 때는 둘 다 수익을 포기하는 거절을 선택하게 된다. 이익보다는 상호 이익과 공정성에 염두를 두게 되는 인간의 특성인 것이다. 물론 필자의 아버지는 실험경제학은 물론이 고 일반 경제학을 배운 적도 없다. 경험에서 나온 지혜인 셈이다.

 

두 번째 말씀은 어떤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 많이 생각하는 말이다. 인생을 살면서 협력도 하고, 공동 프로젝트도 진행하며, 연구도 하게 되겠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혼자일 수밖에 없다. 또한 살면서 겪어야 하는 여러 선택의 갈래에서는 언제나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내가 온전히 내 팔을 돌려야 할 때가 있 는 것이다.

 

언제나 의지가 되는 부모님과 친구, 선생님의 뜻이 아닌 깜깜한 어둠 속에서 한 걸음 나아가야 할 때나, 스스로의 길을 찾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만날 때 생각하게 된다. ‘그래, 나는 내 팔을 흔드는 거였고, 너는 네 팔을 흔드는 거였구나.’라고 말이다. 우리는 부부로, 자식으로, 연인으로, 친구로 서로에 대한 여러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각자가 독립된 자아라는 것을 인정해야 된다. 마찬가지로 우리 할머니는 발달 심리학은 고사하고 프로이트라는 사람이 있는 줄도 몰랐다.

 

개인적인 기억을 길게 회상하는 이유는 지식이 없어도 삶의 지혜를 전달하는 것은 가족이 큰 영향력을 발휘한 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다. 지식은 이제 넘쳐나고 있다. 어떤 특정한 사안에 대해서는 정보 검색이 더 빠르고 일상화된 아이들이 우리보다 더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인생이란 길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하나의 개체에게 한 번의 경험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경험 있는 어른들의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이해란, 더 많은 경험을 가진 어른의 몫이다. 자녀에게 모든 면에서 존경 받는 부모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다. 모든 부모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아이에게 전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다시 방학이다. 학생은 언젠가 자기 팔을 흔들 것이다. 자기 팔을 잘 흔들고, 다른 사람과 조화롭게 살 수 있도록 내 삶과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