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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평가 제도, 다양한 사고를 장려할 수 있어야...선발보다는 필요 역량이 무엇인지 평가해야 한다!
2018-06-11

 

변화하는 평가 제도, 다양한 사고를 장려할 수 있어야…

선발보다는 필요 역량이 무엇인지 평가해야 한다!

 

 

2022년 대입 정책 변화가 오리무중이다. 정부가 제시한 권장안에 교육위원회의 검토를 통해 올 하반기에나 그 모습을 정확히 알 수 있게 되었다. 여론은 들끓고 있다. 절대평가, 상대평가, 수시, 정시 비율에 대해 다양하고 복잡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공정한 정시를 늘리고 학생부 종합 전형을 줄이자는 의견이 많다. ‘공정성을 어떻게 볼 것인가’가 가장 큰 문제이다.

수능과 학력고사처럼 지필고사가 공정하게 느껴지는 것은 ‘줄’을 세울 수 있는 ‘점수’라는 지표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해진 정답을 찾기에만 몰입하는 객관식 지필평가의 한계는 분명하다. 창의력과 사고력을 평가하기 어려울뿐더러 학생의 과거 경험과 발전 가능성 등의 역량을 평가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험을 중시하는 전형보다는 객관성과 기획의 공정성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학교 안에서의 평가에 대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내가 경험했던 것처럼 ‘여전히 학교는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만 친절한 곳’이라는 믿음이 자리 잡혀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개인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적 요인으로 추측해볼 수 있는 것은 등급으로 결정되는 질서에 우리가 너무 익숙해졌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전근대적인 불합리한 요소들은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데 그 첫째가 차별을 당연하게 여기는 인식이다. 서울대생과 지방 대학의 학생이 서로 전공과 관련이 없는 ‘음악’이라는 ‘기호’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어떤 학생의 의견이 일반적으로 더 신뢰할 수 있는가? 사실 글 쓰는 사람이나 독자나 비슷한 경험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는 당연히 서울대 학생의 잘못도 지방대 학생의 잘못도 아닌 사회 문화의 잘못일 뿐이다.

이처럼 적나라한 학력 사회는 ‘서울대 나오면 분식집을 해도 성공한다’는 신화적 사고와 대입은 ‘신분 상승을 위한 기회’라는 인식을 자리 잡았다(대한민국 교육 40년, 한즈미디어 인용). 대학에는 서열이 있고, 일류대를 가기 위해서는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한 높은 점수가 필요하다. 따라서 언제 쓸지도 모를 수학을 배웠으며, 말 한 마디 못하는 영어를 했고, 창의성을 갉아먹는 문학 수업을 하게 된 것이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도입되는 새로운 교육 과정과 평가 방법이 모순적일 때 앞으로 더 극심한 혼란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 창의사고력과 수행평가를 강조하는 학교 과정과 별개로 다시금 하나의 답을 찾기 위한 시험에 몰입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정시를 확대하더라도 서술형 평가 등을 도입하기로 하는 일본의 정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 정책 결정이 어느 방향을 가더라도 다양한 생각이 평가될 수 있는 장치가 꼭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또, 한 가지 사회적 요인이라면 우리 마음 속에 잠재되어 있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직업의 위계에 대한 인식이다. 사회 구성원들이 어떤 직업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권위, 중요성, 가치, 존경에 대한 인식 정도 또는 평가를 ‘직업위세(occupational prestige)’란 말로 정의(Broom an Selznick, 1973)되는데 장홍근(2007)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직업위세 순위는 국회위원이 1위, 2위가 약사, 3위가 중고교 교사, 4위가 소프트웨어 개발자, 5위는 중소기업 간부, 6위는 은행 사무직원, 7위 기계공학 엔지니어, 8위 공장 근로자, 9위 음식점 종업원, 10위 건설일용 근로자로 조사되었다. 이는 미국의 경우 1위가 소프트웨어 개발자, 2위가 기계공학 엔지니어, 그리고 국회위원은 6위로 기록된 것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직업 귀천의 지표가 되는 직업위세 격차가 미국, 일본, 독일과 비교했을 때 한국이 가장 낮았으며, 그 간격이 가장 작은 미국과는 매우 큰 차이를 나타냈다. 즉, 유교 경전의 내용은 현대 사회 속에서 모두 기억에서 멀어졌을지라도 그 삶의 방식은 아직도 유효하다는 이야기다. 앞의 연구를 조금 더 인용하자면, 직업군에 대한 자가 평가에서 미국의 경우 농림어업 종사자의 직업위세 평가가 가장 높았던 반면 일본은 최하위 평가를 하였고, 우리나라는 농림어업 종사자, 서비스직, 생산직 순으로 하위 순서가 정해졌다. 여전히 사농공상의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이제 우리가 이해하기도 힘든 기술이 세상을 빠르게 변화시키는 시대로 진입한지 오래이기 때문에 학력 사회의 모습 역시 ‘기능적 학력 사회’로 이동해야 한다. 간판이 되는 ‘상징적 학력 사회’가 아닌 지식이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교육은 백년지 대계라고 항상 말하지만, 향후 교육 변화는 제대로 된 미래 관점이 중요한 시기다.미래에 우리에게 필요한 역량을 교육시키고 평가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