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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비들과 애벌레의 고민, 사춘기. ‘내’가 느끼는 가치가 평가된다
2016-05-24

작은 나비들과 애벌레의 고민, 사춘기

‘내’가 느끼는 가치가 평가된다

 

올해부터 자유학기제가 모든 중학교에 도입되면서 학생의 진로에 맞춘 진학로드맵에 대한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국가에서 ‘꿈’과 ‘끼’를 찾기 위한 교육을 전면적으로 시행한 것인데, 학생들의 청소년 시기에 맞춰 학업 부담을 줄이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정책의 골자다. 공교육에서 학생들의 발달 과정에 맞춰 생각하는 시간을 선물한 셈이다.

 

보통 초등학교 5학년 이후부터 전과 다른 행동과 사고방식을 보이는데 이를 우리는 ‘사춘기’라 부른다. 사춘기는 사람의 발달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이 시기를 거쳐 ‘자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 ‘자아’는 ‘나’와 ‘타인’을 구별하는 요소이며, 자신이 앞으로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지’부터 ‘어떤 일 하고 싶은지’, ‘어떤 일을 할 때 가치와 만족을 느끼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판단기준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시기를 거쳐갈 때 학부모님은 그 동안 순종적이고 의존적이었던 학생의 변화에 당황하기도(혹은 갈등관계에 놓이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어른이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사춘기를 통과했다는 이야기이고,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면 충분히 꺼낼 수 있는 경험과 지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현재 자신의 완성된 ‘자아’를 놓고 과거를 평가하게 된다. 따라서 어른인 ‘나’는 과거의 ‘나’를 평가할 때 유치했던 어린이가 아니라 지금보다 덩치만 작은 ‘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다시 이야기 하면 과거 애벌레였던 ‘나’를 회상하지 못하고 현재 ‘나비’인 내가 ‘작은 나비’시절이 있었다고 착각한다는 이야기다.

 

사춘기 학생과 갈등관계에 놓였다면, 자신이 얼마나 유치했는지를 예전 사진과 구체적인 사건을 가지고 기억해 보는 것이 좋다. 얼굴은 달아오르겠지만, 학생을 이해할 때 꼭 필요한 방식이다. 사춘기 학생들은 이제 막 앞으로 어른이 될 ‘나’를 탐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아버지, 어머니가 정해주는 방향에 맞춰 보상을 받기 위해 행동하던 아이들이 이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야 하며, 그 에너지를 동기(Motivation)라고 이야기한다. 이 동기는 내적 에너지로 자신에게서 시작되어 지속되는 행동을 뜻한다.

 

학생들의 ‘자아 탐색’ 기간의 동기는 학습과 성장, 두 가지 측면에서 인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하나는 내가 더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 동기가 학습을 통한 성취로 이어지게 되면 ‘할 수 있다’라는 도전 정신과 긍정적인 자아 완성에 도움을 주게 된다. 두 번째는 학생의 동기와 성취욕구가 여러 입학 전형에서 평가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발전 가능성’이라고 부르는 이 평가 요소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발견하고 그 목표에 어떤 에너지를 투입했으며,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를 의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지 심리학자’가 되고 싶은 학생이 있다. 이 학생은 상담 심리, 사회 심리, 소비자 심리, 교육 심리 등 여러 심리학 계열 중 ‘인지 심리학’이라는 구체적인 분야를 설정했고, 이미 그 차이를 구분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자신의 호기심과 지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꾸준히 관련 분야의 책들을 읽어왔으며, 동아리 활동에서 그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여 우수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대학에서 필요한 기초 수학능력(수능과 내신)에도 이상이 없다면, 입학사정관과 전공교수님은 이 학생에게 어떤 점수를 주겠는가?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자 그럼 다시 복기해보자. 이 학생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게 될 수 있었던 가장 첫 번째 조건을 무엇일까? ‘나’를 탐색할 수 있었다 점이다. 주변의 칭찬과 격려가 자극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 칭찬과 격려가 어린 아이에게 주는 보상과 어떻게 다른지를 이해해야 한다. 어릴 때 칭찬이 올바른 행동을 하기 위한 습관을 형성하는 보상이었다면, 사춘기의 칭찬은 탐색하는 학생에 대한 과정에 대한 격려가 된다는 것이다. 학부모는 학생의 공부와 노력을 대신해 줄 수 없기에, 스스로 그 과정을 이겨내는 학생의 노력을 응원해야 한다. 그리고 왜 그런 노력이 필요한지를 학생 스스로가 답변할 수 있도록 학부모는 질문을 던져주는 것이 중요하다.

 

수많은 학생들이 어렵고 힘든 대입을 통과하면, 맨 처음 하는 일이 지나친 자유를 만끽하는 일이다. 더 하고 싶은 공부와 자신의 길이 정해졌음에도 마치 목표가 없는 학생처럼 살아가는 일이 많다. 왜 그럴까. 이유는 내가 정말 원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생에는 여러 발달 과업이 있으며, 청소년기에는 ‘나’를 찾아가는 발달과제가 있다. 부모와 함께 ‘나’를 찾기를 미뤄놓았던 학생들이 이제 ‘나’를 뒤늦게 찾는 것을 유예(Moratorium)라고 부른다. 20대부터 자신의 꿈을 위해 더 많은 노력과 더 높은 곳을 위해 달리는 친구가 있으며, 30대에도 자신의 꿈을 찾아 방황하는 젊은이가 있다. 인생에 의미가 없는 대학을 다니는 청춘이 있으며,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친구가, 부모가 권하는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도 존재한다. 누가 가장 행복하겠는가? 당연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친구 아니겠는가?

 

사춘기의 고민과 갈등은 반드시 겪어야 할 성장과정이다. 어른의 몫은 그들을 이해하고 이야기를 나누어 주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도 그 힘든 과정이 있어야 ‘나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