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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기의 중요한 경험은 숲 유치원이 아니라 '숲 체험활동'
2017-03-17

 

유아기의 중요한 경험은

숲 유치원이 아니라 '숲 체험활동'

 

 

숲 유치원이 각광받고 있다. ‘카더라 통신’에 따르면, 숲 체험활동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일부 숲 유치원은 입학 조건이 까다롭다고 한다. 작년에 지인이 한 숲 유치원에 입학원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낙방(?)하고 말았다. 물론 낙방 이유는 듣지 못했지만, 숲 유치원에 합격 아닌 합격한 아이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부모의 직업이나 재력이 영향을 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물론 이 사람의 주관적 생각이니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어쨌든 분명한 건, 일부 인기 있는 숲 유치원은 입학 쏠림이 꽤 대단하다는 것이다.


유명 숲 유치원에 입학하는 아이들은 과연 어떤 아이들일까? 지면 상 콕 집어 이야기할 순 없으나 입학에 미끄러진 지인의 경우, 아빠가 대기업에 재직 중이고 엄마는 약사이다. 그런데 이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숲 유치원은 아무나 입학 못한다는 것이다. 부러운 마음과 우리 아이가 유아기부터 뒤쳐지는 것이 아닐까 걱정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숲 유치원의 본질을 떠 올려보면, 부모가 아이를 숲 유치원에 못 보내서 발을 동동 구를 필요가 없다. 그것보다는 어떤 유치원이든 숲 체험활동을 장려하고 부모가 아이와 함께 자연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우리는 숲 유치원이 아니라 ‘숲 체험활동’에 주목해야 한다.


숲 체험활동이란 무엇일까? 숲에서 접하게 되는 자연의 다양한 요소를 온몸으로 느끼고 받아 들이며 직접적으로 감각적으로 경험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숲 유치원은 독일의 유아교육학자인 프리드리히 프뢰벨(Friedrich Frobel)이 “어린이들이 숫자나 글자가 아닌 자연에서 뛰어 놀게 하라”는 교육사상에서 출발했다.
지금은 익숙해진 단어이지만 예전에 ‘숲 체험활동’이란 단어 조차 생소했다. 과거엔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뛰놀 수 밖에 없던 상황이었으나 이제는 너무 많은 기술들이 개발되면서 아이들이 자연을 벗 삼아 체험하고 놀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줄어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숲 유치원의 설립과 운영의 취지는 매우 긍정적이다. 사회 환경의 영향으로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또 다른 장치가 생겨난 것이기 때문이다. 허나 문제는 숲 유치원의 희소성이다. 이로 인해 입학을 못한 학부모들의 불안심리는 커지고 이것이 숲 유치원이 특별한 집단이 받는 특별한 교육이라는 인식을 형성한다. 하지만 부모는 이런 마음을 떨쳐내고 한 발짝 떨어져 본질을 바라볼 수 있는 느긋함과 의지를 가져야 한다.

 

유아기는 인격형성의 결정적 시기이다. 이 시기에 형성된 가치관과 태도는 유아기 이후의 삶의 태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숲 체험활동은 뛰고 달리는 동안 힘과 지구력이 생겨 신체가 발달하고,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협동심이 생기고 원만한 대인관계가 형성되는 정서의 순화를 가져온다. 또 자유롭게 놀이하면서 창의력을 높일 수 있으며 만족감을 느끼고 자연의 변화를 체험하는 등 직, 간접적으로 모든 것을 경험하게 되므로 유아들에게 소중하고 의미 있는 활동임엔 틀림없다.
더불어 숲이 제공하는 자연의 놀이감은 고정된 형식이 아니라 자신만의 생각대로 변형시켜 놀이할 수 있어 유아의 사고가 확산될 수 있게 된다. 또 유아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직접 경험을 통한 유아주도의 학습과정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숲은 그 자체로서 유아에게 훌륭한 학습 놀이터인 셈이다.

 

특히 숲 체험활동은 유아의 과학적 탐구능력을 신장시킨다. 과학적 탐구능력이란, 관찰하기, 분류하기, 측정하기, 예측하기, 토의하기를 의미한다. 먼저 관찰하기란 오감 또는 도구를 이용하여 정보나 자료를 얻는 능력을 의미하고 분류하기는 관찰한 결과에 의해 여러 가지 물체나 다양한 정보, 어떤 특정한 준거를 사용하여 유사점과 차이점을 따라 나누는 과정이다. 측정하기는 수, 거리, 부피, 온도 등을 오감을 이용하거나 도구를 사용하여 측량하는 과정이며 예측하기는 자료를 토대로 탐색하거나 현재 알고 있는 지식을 토대로 일어 날 상황을 미리 짐작하는 것이다. 끝으로 토의하기는 과학 활동 과정 속에서 유아와 유아 간에 생각을 주고받거나 질문하는 과정으로 사물을 묘사하기, 정보 교환하기, 질문하기 등이 포함된다.
한 어린이집 5세를 대상으로 숲 체험활동의 효과를 연구한 손미선(2014)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숲 체험활동은 유아의 과학적 탐구능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예측하기, 관찰하기, 분류하기, 토의하기가 보다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실이 아닌 자연 속에서 자연물을 스스로 만져보고, 관찰하는 과정으로 인해 과학적 탐구능력이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유아에게 이토록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숲 체험활동의 시작은 자신의 아이와 이웃의 아이를 매일 숲으로 데리고 가던 덴마크의 한 여성이 자연 경험이 아이들의 발달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주변과 공유하며 시작했다. 글의 앞부분에서 굳이 숲 유치원이 아니라도 부모가 아이의 손을 잡고 숲을 방문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했는데, 바로 숲 체험활동의 시작이 그러했기 때문이다.  물론 숲 유치원이 숲 체험활동에 있어서 전문가이며 아이들에게 숲을 체험할 기회를 더 많이 주는 것은 사실이다. 집 근처에 숲 유치원이 있고 부모의 교육철학과 아이의 상황에 적합하다면 지원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단, 운영의 주체는 대학, 사립, 종교단체 등 다양하고 운영방법도 상이하므로 자세히 알아보고 지원할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입학하지 못했다고 낙담하거나 우리 아이가 뒤쳐지면 어떻게 하지라고 고민할 필요는 없다. 극단적인 예시긴 하지만, 자연 속에서 내내 유년시절을 보냈다고 그 아이들이 모두 과학적 탐구심이 높은 것도 아니지 않는가?

 

또 요즘엔 굳이 숲 유치원이 아니더라도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숲 현장학습과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그것도 아니라면 한 달에 한번 부모가 아이와 함께 숲을 방문해 갖가지 나무와 꽃들을 살펴보고, 봄이면 왜 꽃이 피는지, 여름이면 왜 매미가 저토록 우는지, 가을이면 왜 잎들이 오색빛깔로 물드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보이는 것을 보고, 듣고, 만지게 하면 된다. 또는 숲 해설을 들을 수 있다면 시간대를 체크해서 경험하도록 한다. 자녀가 초등학생이라면, 숲의 특정 지역에 자생하는 식물에 대해 관찰하고 그림을 그리며 특징을 정리해보는 등의 자연관찰일지를 작성해 보는 것도 좋다. 이것은 굳이 숲 유치원이 아니더라도 부모의 의지, 부지런함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다. 문제는 그것이 가장 어렵다는 것이지만.

 

우리 아이도 올해 어린이집에 입학했다. 년간 커리큘럼을 살펴보니 숲 체험활동이 일부 있었다. 
매일 숲과 같은 자연환경에서 뛰놀게 하지 못하는 점은 아쉽지만, 그런 부분은 부모인 우리가 충분히 채워
줄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하기에 걱정은 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 아이에게 더 많은 경험의 기회를 주기 위
해 부모로써 나는 그리고 우리 부부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를 고민해 보았다. 그리고 결심했다. 만약 우리 아이가 해가 뜨는 것이 궁금하다고 하면, 우리 부부는 그 날 주말 무조건 해 뜨는 것을 보러 갈 생각이다. 이것이 우리 아이를 위해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약속이며 이를 통해 아이가 보고, 듣고, 만지며 세상을 알아나가길 바란다.

 

<참고문헌>
손미선(2016), 숲 체험활동이 유아의과학적 탐구능력 및 과학적 태도에 미치는 영향, 강원대학교 산업과학대학원